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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내용에 따른 형식변화
    영화연구 2022. 5. 16. 14:10

     

     영화의 내용에 따른 형식 변화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관 상영에서는 영상의 크기, 비율, 해상도가 더 이상 영화 제작자나 관객의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상영하는 자의 물리적 환경, 재원 그리고 책임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입니다다. 오래전부터 어느 극장에서나 영사막의 크기는 영상을 기록하고 영사하는 표준 비율이 아니라 영화관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되었습니다. 193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는 표준 비율이 존재했지만, 여러 다른 대형 영사막 판형의 등장이나 상가의 소형 영화관, 궁극적으로는 영상을 텔레비전에 맞춰야 하는 필요성으로 인해 어느 영화든지 영상의 크기와 구성이 부정확했습니다. 그러므로 물리적 및 시각적 의미에서, 영화 내용물은 건축물, 영화관 경영, 방송과 비디오테이프의 절박한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비디오테이프에는 두 가지 경고문이 첨부되는데, 하나는 저작권 금지 사항에 관한 FBI의 경고문이고, 다른 하나는 '이 영화는 텔레비전에 맞추어 판형을 바꾸었습니다. 알리는 내용입니다. 영화 제작과 수용의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물리적 내용 물성은 외적인 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본질적이고 변하지 않는 어떤 대상으로 정의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궁극적으로 영화의 물리성은 영사의 형식조차도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받는 영향보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행위가 영화의 어떤 물리적인 부분보다도 중요해서, 영화 관람은 물리적 사물에 지나지 않던 영화가 어떤 종류의 영사나 방송을 거쳐 인간의 인식에 의해 활성화되는 현상인 것입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한 사람이 좌석에 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순간에, 관객은 영화의 영상, 음향, 줄거리로 쏠리는 경험을 거치게 됩니다. 관객의 경험 자체는 그가 살아가는 문화에 의해서 형성됩니다. 한 사람의 신념, 견해, 가치관 모두가 영화 관람의 테두리 안에서 활성화되는 것이지요. 이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이래야 하고 저래서는 안 된다는 그들의 이해, 그들의 신념, 어떤 특정한 영화 속에서 표현과 행동을 제한하는 경제적인 요소가 모두 내용물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상상력이 만들어낸 다른 작품을 우리가 접할 때, 달라지는 걸까요? 

     

     독일의 비평가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은 1936년에 쓴 논문 <기계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영화는 여러 예술 가운데 독특하지 않다는 바로 그 점이 독특하다고 했습니다. 모든 예술 중에서 영화는' 독특한 영기(aura)'가 없고, 인간의 특이한 창조적 상상력과 독특한 관계를 짓는 창조물에 대한 밀착된 경험이 결여되었다고 벤야민은 밝혔습니다. 영화는 아무런 근원이 없는 듯 여겨져, 입장료나 케이블 시청료나 비디오 대여료만 낸다면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제공할 준비가 된 채로 완전하고 완성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벤야민이 보기에는, 영기가 결여되었고 배타적인 특이성이 없으며 접근이 쉽다는 사실 때문에 여러 예술 가운데 영화가 가장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이라는 것입니다.

     

     영화는 세상을 향해 말을 하고, 외과 의사의 칼날처럼(1936/1969년, 233쪽) 일상의 현실을 꿰뚫어 보며, 평범한 사람들의 인식을 많은 사람에게 열어 보임으로써 관객을 하나의 사회적 및 문화적 담론으로 끌어들이는 가능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다른 어떤 형태의 예술과도 달리 상상력의 집단 참여를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영화 내용물의 성격은 소설이나 회화와는 다릅니다. 개인적인 요소는 덜하지만 접근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독특하지도 않고 은밀하지도 않지만, 우리들 대다수가 살아가는 세계에 좀 더 가까우며, 그런 세계의 일상적인 면과 맞닿았고, 사회적인 요소와 강력하게 접촉합니다. 고유한 영기가 없는 내용물이 수많은 영역과 의식을 관통하며 공명하는 내용물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영화에서나 우리는 문화적, 경제적, 이념적인 사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여 자주 서고 갈등을 일으키는 상상력의 구조를 목격합니다. 이익을 얻기 위해 제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접근하려고 시도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잠재 관객이 가장 공통으로 받아들이는 신념이라고 영화 제작자들이 믿는 그런 관념에 호소해야 합니다. 하지만 관객은 영화제작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 결과로 영화 내용물은 예상과 반응, 그리고 문화적인 신념과 개인의 저항 간의 교차로에 놓이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접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지닌 많은 사람이 보이는 반응 자체 또한 내용물의 성격과 형식의 일부를 이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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